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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A의 구멍난 퍼즐, 반박불가 논리로 완결성 더하기

3번째 글에 걸쳐 우리는 LCA에서 가장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인, 데이터 수집을 다루고 있습니다. 분석하고자 하는 제품의 전경 시스템이라는 거대한 퍼즐을 맞추고 있어요.
지지난 글에서는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해야 하는지,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을 다루었어요. 그리고 지난 글에서는 수집한 데이터에 오차나 누락이 없는지 검토하는 방법을 다루었습니다.
위의 과정을 잘 따라오셨다면, 우리의 눈앞에 놓인 전경 시스템이라는 그림은 군데군데 구멍이 뚫린 퍼즐같은 상황일 것입니다. 대강 어디가 비어있는지는 알겠는데, 딱 들어맞는 퍼즐 조각은 보이지 않아요.

(물론 이렇게 많이 비어있으면 안 됩니다)
지난 글에서 데이터 수집은 ‘정보력’과 ‘논리’의 싸움이라 말씀드렸어요. 데이터 수집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필요한 데이터를 얼마나 잘 얻어내는지도 있지만, 그 나머지를 보완하는 것은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얼마나 타당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입니다.
퍼즐 조각이 없다면, 비슷한 그림을 그려서 채우면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보완하는 논리를 다룹니다.
- 데이터가 없을 때, 이를 제외하는 논리가 있나요? 🕸️
- 내가 수집한 데이터의 신뢰도와 완결성을 높이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지난 글과 마찬가지로, 이번 글도 실전 LCA에 가깝습니다. 탄중연의 모든 콘텐츠가 그렇듯, 이 글도 다른 어떤 글에서도 찾기 어려운 구성이라 자신합니다. 다년간 쌓인 탄중연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았으니까요. : )
Cut-off라는 그물망으로, 제외 가능한 요소 솎아내기
예전 글에서 필요한 데이터는 대부분 이미 존재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정말로 없는 데이터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LCA의 국제 표준, ISO 14044:2006에서는 특정한 기준을 정하여 산정 범위에서 데이터를 제외하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Cut-off는 ‘범위 정의’ 단계로 되돌아가, 제품시스템의 범위를 재조정하는 과정입니다. 데이터가 없을 때, 단순히 ‘데이터가 없다’라는 이유만으로 수집 대상에서 제외했다가는 ‘그 물질로 인한 환경영향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니, 이 LCA 믿을 수 없어’하고 LCA 전체의 타당성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어요. 그렇기에, ‘이 정도는 제외해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도록 Cut-off criteria라는 별도 기준이 존재합니다. ISO 14044:2006에서는, 대표적으로 다음 3가지 기준을 명시하고 있어요.
- 질량 기준: 제품시스템에 들어가는 투입 질량 중, 정해진 누적 비율 이상으로 기여하는 모든 투입물이 연구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 에너지 기준: 제품시스템에 들어가는 에너지 투입량 중, 정해진 누적 비율 이상으로 기여하는 모든 투입물이 연구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 환경적 중요성 기준: 제품시스템에 포함되는 물질 중 특정 물질이 특별히 환경적인 기여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 해당 물질이 연구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자동차 부품 중,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할 때 투입되는 물질을 다음과 같이 누적 질량 순으로 나열해볼게요.

우리의 질량 Cut-off 기준을 95%라 해봅시다. 그 말은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들을 시작으로 질량을 누적해서 나열했을 때, 전체 투입량 중 최소한 95%에 속하는 물질까지는 산정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리튬과 접착제/바인더는 이 기준에 따라 Cut-off가 가능한 물질이 됩니다.
에너지 기준도 같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데, 개별 물질을 에너지 함량으로 모두 환산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자동차 윤활유를 예로 들어볼게요.

이와 같이 환산한 에너지량을 기준으로 95%의 Cut-off 기준을 적용했을 때, 원유, 기유, 수소는 반드시 데이터 수집 대상에 포함되어야 하는 대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경 관련성이란, 특별히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높은 물질은 산정 범위에 포함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다시 위의 전기차 배터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리튬은 질량 기준 Cut-off에 따르면 제외가 가능한 구성성분이지만, 평가 대상이 되는 영향범주 중 ‘자원 고갈(광물)’에 대한 영향이 높으므로 제외된다면 배터리 생산에 의한 자원 고갈 영향을 과소평가하게 될 우려가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질량 기준으로는 Cut-off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환경 관련성에 의해 산정 범위에 포함되어야 해요.
이와 같이, 주로 알려진 제외 기준에는 질량, 에너지, 환경 관련성이 있습니다. 투입물에 대한 Cut-off 방식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는데, 산출물에 대해서도 앞서 설명드린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Cut-off 기준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ISO 14044:2006에서는 비교 주장(Comparative assertion)의 목적으로 LCA를 수행하는 경우, 위의 3가지 기준을 모두 적용하여 Cut-off를 신중하게 도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3중 그물망을 두어, 어느 하나의 망으로 인해 빠져버리는 것이 없도록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위의 정의에 따른 Cut-off를 실제 상황에 대입해보면, 이론과 현실 사이의 커다란 모순이 존재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누적 함량’이라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결국 제품을 생산할 때 들어가는 모든 물질의 투입량 총합을 알아야 하는데요,

모든 물질의 투입량 총합을 알아내려면 개별 물질의 투입량 정보가 필요하고…
그걸 알고 있다면… 애초에 Cut-off를 할 필요가 없었겠죠..? ^_^
현실에서는 Cut-off를 위한 총 투입량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이상적인 상황은 상당히 제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질 수지 또는 문헌값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Cut-off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구멍난 데이터, 남은 것은 논리 싸움
데이터가 없다고 해서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그럼에도 데이터가 없다면, 논리로써 이론과 실제 사이의 간극을 보충해야 합니다.
부재하거나 불확실한 데이터에 대하여 활용 가능한 방법으로, 보수적으로 상한값과 하한값을 정하여 해당 데이터의 민감도를 파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논리를 제시해볼 수 있어요.
‘이 원료의 투입량을 알 수 없지만, 아무리 많이 들어가더라도 50kg은 넘지 않을 거야. 그런데 정말 50kg이 다 들어가더라도 전체 LCA 결과에서 이 원료가 미치는 영향은 0.2%밖에 되지 않아.
그러니 설령 이 원료의 투입량이 부재하더라도, LCA 결과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아.’
민감도 분석은 LCA 결과가 도출된 뒤 해석 단계에서 수행할 수 있으므로, 결과를 도출한 뒤 타당성에 대한 논리를 보충하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상한값과 하한값에 대한 근거는 내부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유사한 제품에 대한 LCA 논문 등을 찾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활용 가능한 팁을 전달하자면요,
ex. 폐기 단계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 ex. 사출 공정에서 사용된 냉각수의 양을 알 수 없지만, 유사 사출기의 기술 명세서에 따르면 생산된 플라스틱 제품 1kg당 약 18L의 냉각수가 순환된다고 한다.
소비자가 물병을 100% 재활용하는 경우, 100% 일반쓰레기로 폐기할 경우에 대해 각각 시나리오 분석
이에 약 3%를 보수적인 증발량으로 고려하여 제품 1kg당 사출 시 냉각수 사용량을 0.54L로 가정한다.

EPD International에서 제공하는 PCR은 ‘LCA 국제 인증 기준인 EPD를 취득하기 위해서, 제출해야 할 LCA 결과물은 이런 조건을 만족해야 해!’라는 내용을 담은 지침과도 같습니다. 물론 모든 LCA가 EPD의 요건을 만족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증인 만큼, 애매한 부분에 대해서는 PCR을 따라간다면 많은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도 데이터의 타당성을 검토할 때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자동차에 대한 PCR을 살펴보면, 자동차 부품의 유통 데이터에 대해서 다음의 기본 거리 값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정확한 방법은 개별 부품마다 실제 공급망과 유통 거리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데이터가 부재하거나 불가피하게 다른 데이터를 활용해야만 하는 경우, PCR에 명시된 운송 거리 시나리오가 활용 가능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죠.
그러니 데이터는 없는데 어떻게 대체해야 할지 영 막막하다면, 혹시 PCR에 해당 내용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우선적으로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직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하시는 분들을 위해 탄중연의 LCA 솔루션, LynC는 어떻게 LCA의 타당성을 높이고 있는지 소개해요.
LynC는 민감도 분석과 함께 LCA 결과에 대한 시뮬레이션 기능을 보유하여, LCA에 인사이트를 더하기 위한 맞춤형 도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개별 데이터가 전체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고 싶다면, 민감도 분석📊
LynC 시스템 화면, ⓒ 탄소중립연구원
- 투입 요소를 직접 조정할 때 LCA 결과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고 싶다면, 시뮬레이션 🎬
LynC 시스템 화면, ⓒ 탄소중립연구원
앞에서 설명드렸듯, 민감도 분석과 같은 결과의 해석은 데이터를 보완하고 LCA의 타당성을 보충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그럼에도 복잡한 LCA 소프트웨어에서는 추가적인 해석 기능을 다루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엑셀을 켜서 따로 해석 자료를 만들자니 번거롭다는 현실을 잘 아니까요. LynC에서만큼은 무엇보다도 타당성 확보를 위한 각종 기능을 원스톱으로, 직관적으로 활용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
분석할 프로젝트만 있다면, LynC에서는 클릭 몇 번으로 간단하게 필요한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데이터 수집의 거대한 퍼즐을 갈무리하는, 데이터의 보완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데이터의 제외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Cut-off와, 그 외 데이터의 보완을 위한 여러 논리를 살펴보았습니다. 아래의 내용을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Cut-off 기준에 따라 특정 데이터가 제품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해당 데이터를 제외(Cut-off)할 수 있다.
- 부재한 데이터는 최대/최소 범위를 정해 분석해본 뒤, 해당 데이터가 LCA 결과에 미치는 민감도를 제시할 수 있다.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겠다는 기대는 이상적인 것에 가깝습니다. 앞서 데이터 수집이란 곧 무엇이라 했죠? 정보력과 논리의 싸움이라 말씀드렸습니다.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재한 상황에서 LCA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핵심은 ‘논리’에 달려 있습니다. 그 근거를 더하는 것이 바로 Cut-off, 민감도 분석, 시나리오 분석과 같은 보조 도구입니다.
구멍난 데이터에, 근거를 더해 최선의 그림을 완성해봅시다. 지금까지 3부작에 걸쳐 데이터 수집에 대한 내용을 담았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
여러분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도록, 앞으로도 든든한 조력자로서 함께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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